개구리의 가사는 아래와 같다.
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
아들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
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네
듣는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
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
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
아마도 개구리들이 밤새 울어대서 잠들지 못하는 것을 묘사하고 싶어서 이런 곡을 쓴 게 아닐까 싶다. 이런 맥락으로만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.
하지만, “아들 손자 며느리” 이 가사는 좀 불편한 지점이다. 지난 번에 페북에서 이 지점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, 이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남성들의 반응이 참 재미있는 지점이었다. 왜 여성분들은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?
남성들이 기득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. 남성들에게는 별로 문제가 안 될 것이다.
명절 때 큰집에 가면 밥먹는 순서는 공교롭게도 아들 손자 며느리다. 어렸을 때 이 지점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. 장유유서가 그렇게 중요하면 며느리들부터 드셔야 하는데, 며느리들은 죄다 뒷전이다.
그래서 나에게 특히 “아들손자며느리”는 불편한 지점이다. “온 동네의 개구리” 정도로 바꿔 불러도 의미 전달은 충분할 것 같다. 더 좋은 개사가 있으면 좋겠다.
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
온 동네의 개구리 다 모여서
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네
듣는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
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
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
단순히 이 노래 하나 때문에 가부장제가 더 견고해진다고 하기엔 비약이라 할 수 있겠지만, 이런 식의 노래가 한 두 곡이 아니라 여러 곡이라면 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. 어릴 때부터 들으며 학습하는 자연스러운 가부장제 문화.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?
그래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동요들은 비판도 하고 개사해서 대안도 제시할 것이다.
대안 없는 비판은 그냥 비난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. 생산적이고 더 나아지는 방향의 비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