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가나 종가는 매우 쉬운 개념이지만, 호가창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. 이번엔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시 가격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다.
과거 데이터 상에 있는 시가나 종가로 매매하는 전략을 세운 경우, 호가창의 현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. 고려해야 할 두 가지 사항이 있다.
첫째는, 호가가 순식간에 밀려서 움직여 버리는 경우다. 백테스트할 때에는 시가에 구입하겠다고 했는데, 실제 호가창에 호가가 아주 얇게 깔려 있어서 절대로 해당 가격에 원하는 수량을 구입할 수 없다면, 해당 백테스트 내용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고, 실제로 원하는 수준으로 매매가 되기 어렵다.
말그대로 만약 시가가 그냥 딱 한 명이 한 번 살 수 있는 기회만 주고, 5호가 정도가 순식간에 올라가 버리고 두 번 다시 해당 가격에서 살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, 백테스트처럼 매매할 수는 없는 것이다. 그래서 이런 상황들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 슬리피지를 고려해야 한다.
둘째는, 시가가 매수호가에 걸려있느냐, 매도호가에 걸려있느냐에 대한 문제이다. 위의 첫째 상황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상황이다. 최우선 매수호가에서 출발해서 바로 현재가가 상승해 버리면 원하는 가격에 매수할 수 없다. 역으로 최우선 매도호가에서 출발해서 바로 현재가가 하락해 버리면 원하는 가격에 매도할 수 없다. 따라서 아주 공격적으로 슬리피지를 잡는다면 최소한 한 호가 정도는 슬리피지로 잡아야 한다.
단순하게 나는 양봉 시가에 살거야 내지는 팔거야 라는 생각을 한다면, 정말 내가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상황일지 고려해야 한다.
수급이 풍부해서 사고 파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면 슬리피지는 줄어들고 수익은 상승할 것이다. 반대로 수급이 풍부하지 않은 종목은 슬리피지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절대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다.